전체 글40 [곡성 미실란] 여행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질문이 남는 곳 여행을 다녀오고 시간이 한참 흘렀는데도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 머무는 공간이 있다. 단순히 “거기 참 좋았지, 예뻤지” 하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돌아오는 길 내내 가슴속에 묵직한 생각과 질문을 던져주던 장소. 나에게는 곡성의 미실란이 바로 그런 곳이다."곡성에 가면 미실란은 꼭 가봐"누군가 곡성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나는 망설임 없이 가장 먼저 미실란을 이야기한다.이건 그곳이 요즘 말하는 ‘인스타 감성’으로 화려하게 예쁘다거나,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유명 관광지라서가 아니다. 미실란은 시간을 보내는 결 자체가 달라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보통의 여행지가 “나 거기 가서 뭐 보고 왔다” 하는 소비적인 기억으로 남는다면, 미실란은 “나 거기서 무슨 생각을 하고 왔다” 하는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 그래서 꼭 한번.. 2026. 7. 30. [진도여행 3탄] 밤하늘 아래 다 함께 손잡고, 국립남도국악원에서 춘 강강술래 뜻밖에 만난 인생 여행, 국립남도국악원 1박 2일진도 여행을 떠올릴 때 쏠비치만큼이나 내 가슴 한구석을 뜨겁고 뭉클하게 채우고 있는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 바로 국립남도국악원에서 보냈던 하룻밤이다.예전에 남도국악원에서 운영하는 1박 2일 가족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신청해서 다녀온 적이 있다. 숙소에 도착해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깨끗하고 아늑하게 잘 갖춰져 있어서 일차로 놀랐고,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밀도와 정성에 이차로 깊은 감동을 받았다.국악원에서 준비해 준 대형 버스를 타고 다른 참가 가족들과 다 같이 어울려 진도 구석구석을 누비던 진도 투어는 참 색다르고 정겨운 경험이었다. 가이드분의 구수한 설명을 들으며 몰랐던 진도의 숨은 이야기들을 듣는 재미가.. 2026. 7. 29. [진도여행 2탄] 쏠비치를 벗어나 만난 진짜 진도의 숨결 읍내 소박한 식당에서 느낀 사람 온기쏠비치 진도라는 편안한 울타리 안에만 머물러도 며칠은 족히 먹고 놀 수 있었지만, 그래도 멀리 진도 땅까지 찾아왔는데 리조트 문밖을 전혀 안 나가보는 건 어쩐지 아쉬웠다. 그래서 하루는 마음을 내어 차 열쇠를 챙겼다. 진도 사람들의 진짜 삶이 숨 쉬는 읍내 쪽으로 나가보기로 한 것이다.한 가지 직접 경험해보고 알게 된 사실은, 쏠비치에서 진도 읍내까지 나가는 길이 생각보다 꽤 멀고 길다는 점이다.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따라 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야 한다. 혹시 읍내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시간을 아주 넉넉하게 잡고 여유롭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하지만 그 먼 길을 달려 찾아간 읍내의 소박하고 작나만한 동네 식당에서 만난 한 끼는,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정겨웠다. .. 2026. 7. 28. [진도여행 1탄] 한 곳에 짐을 풀고 그저 쉬어갔던 날들, 쏠비치 진도 이야기 보통 우리 가족의 여행은 늘 바빴다. 지도 앱을 켜두고 ‘여기 들렀다 다음은 어디 가지?’ 하며 시간을 쪼개 쓰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 진도 여행은 마음가짐부터가 다랐다. 나도, 남편도, 아이들도 일상의 톱니바퀴에 조금은 지쳐 있던 때였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욕심을 싹 비워내기로 했다.“이번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한 곳에서 진득하게 쉬어보자.”그렇게 선택한 집결지가 바로 쏠비치 진도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선택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리조트 담장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않아도, 그 공간 안에 머무는 것 자체로 이미 완벽한 여행이 되어주었으니까.먼 길 끝에 만난 낯설고 반가운 풍경처음 쏠비치 진도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속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그 멀고 한적한 진.. 2026. 7. 27. [2탄] 엄마는 못 하는 게 없다는 소리를 들었던 날 (구시포 노을캠핑장) 아무것도 안 해서 더 좋았던 구시포의 밤1탄에서 마음 정돈하기 좋은 선운사 사찰과 고창의 고즈넉한 산책길을 이야기했다면, 이번엔 우리 식구 가슴속에 가장 찐하고 생생하게 남아있는 구시포 바닷가와 캠핑 이야기를 꺼내보려 한다.사실 여러 여행지를 다녀봤지만, 고창에서 제일 좋았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아이러니하게도 무슨 거창한 관람을 하거나 유명한 맛집을 찾아다닌 시간이 아니었다. 그저 바닷가에 텐트를 쳐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바람을 맞던 바로 그 시간이었다.우리는 구시포 해변 바로 근처에 자리한 노을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며칠을 묵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시원한 바다 냄새가 텐트 안으로 스며들었고, 낮이 되면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첨벙거리며 물놀이를 하고, 물이 .. 2026. 7. 26. [1탄] 아이들이 커가는 동안 늘 그 자리에 있던 곳, 고창 선운사 솔직히 처음엔 고창이라는 동네를 잘 몰랐다. 그냥 어디서 들어본 복분자나 장어 유명한 시골 동네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별 기대 없이 처음 찾아갔을 때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산도 있고, 탁 트인 바다도 있고, 수백 년 된 깊은 절에 끝없이 펼쳐진 갯벌까지 다 품고 있는 곳일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 아이 둘을 키우며 계절이 바뀔 때마다 들락거리다 보니, 어느새 나한테 고창은 제2의 고향처럼 정겹고 익숙한 장소가 되어 있었다.어디로 떠날지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우리 집 식구들이 수년에 걸쳐 쌓아온 이 소소한 추억들이 자그마한 힌트가 되면 좋겠다.업고 걷던 아이가 자라는 동안고창에서 내가 제일 자주 간 곳을 딱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선운사다. 아이들 아주 어릴 때부터 머리가 뚱해져서 제.. 2026. 7. 25. 이전 1 2 3 4 5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