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핑을 오래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가족만의 캠핑장” 같은 곳이 생긴다.
엄청 유명해서 가는 곳이 아니라 이상하게 자꾸 생각나고, 시간이 지나도 문득 떠오르는 곳 말이다.
우리 가족에게는 해남의 땅끝황토나라테마촌이 그런 장소였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는 이곳을 정말 자주 갔다.
우리 식구들끼리만 간 것도 아니고, 친정 식구들과 함께 가기도 했고 조카들과 함께 놀러 간 적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곳은 단순한 캠핑장이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냈던 공간으로 기억된다.
해남에 가면 마음이 느려진다
해남은 이상하게 어디를 가도 넓다는 느낌이 든다.
도시처럼 빽빽하고 답답한 느낌이 아니라 시야가 시원하게 열려 있는 느낌이다.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넓은 들판과 하늘이 함께 보이고,
그 풍경을 보고 있으면 마음도 조금 느려진다.
황토나라 캠핑장도 그런 해남의 분위기와 참 잘 어울렸다.
전체적으로 공간이 넓고 답답하지 않아서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도 좋았다.
친정 식구들과 함께 갔을 때는
아이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어른들은 의자에 앉아 이야기 나누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 평범한 풍경이 참 좋았다.
요즘은 다들 바쁘게 살아서 친척끼리 시간을 보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캠핑장에서는 이상하게 하루 종일 함께 있어도 답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천천히 가는 느낌이었다.
송호해수욕장이 가까워 더 좋았던 캠핑
이 캠핑장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송호해수욕장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해수욕장의 모래가 정말 좋다.
입자가 부드럽고 촉감이 좋아서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정말 좋아했다.
모래를 만지는 느낌 자체가 다른 곳과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밥을 먹고 다 같이 송호해수욕장으로 이동해서 모래놀이도 하고 물놀이도 했다.
아이들은 물에 들어가 놀고,
어른들은 돗자리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실컷 놀고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와 점심 먹는 시간이 정말 좋았다.
“아, 이게 여름 휴가지구나.” 그런 느낌이었다.
특히 해수욕장에서 놀고 와서 먹는 점심은 왜 그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라면 하나를 먹어도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졌다.
바닷바람 맞고 놀다 와서 먹는 음식은 이상하게 더 맛있다.
체크아웃 후에도 이어졌던 여행
우리는 체크아웃하고도 바로 집에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송호해수욕장에서 한 번 더 놀다가,
근처에서 간단히 씻고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이런 흐름이 참 좋았다.
급하게 돌아가는 느낌이 아니라
여행의 마지막까지 여유로운 느낌
해남 자체가 그런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조급하지 않고, 조금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
그래서 더 자주 가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조카가 아직도 기억하는 캠핑 새우
친정 식구들과 함께 갔던 캠핑 중에는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새우구이였다.
그날 숯불에 새우를 구워 먹었는데
우리 조카가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아직도 이야기한다.
“그때 캠핑장에서 먹은 새우가 제일 맛있었어.”
사실 특별히 비싼 새우였던 것도 아니다.
그냥 가족들이 함께 둘러앉아 웃고 떠들며 먹었던 시간이 더 특별했던 것 같다.
캠핑 음식은 이상하게 그런 힘이 있다.
평범한 음식도 훨씬 맛있게 기억된다.
공룡박물관까지 함께 가기 좋은 여행 코스
황토나라 캠핑장 근처에는 해남공룡박물관도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다.
캠핑만 하면 아이들이 지루해할 수도 있는데 박물관까지 함께 둘러보면 여행 코스가 훨씬 풍성해진다.
특히 공룡 좋아하는 아이들은 정말 좋아한다.
우리도 캠핑하면서 함께 들렀는데
아이들이 한참을 신나게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캠핑과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 여행지로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캠핑은 결국 사람의 기억 같다
요즘은 시설 좋은 캠핑장도 정말 많다.
감성 캠핑장도 많고 사진 찍기 좋은 곳도 많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기억나는 건 의외로 단순한 장면들이다.
송호해수욕장에서의 모래놀이
캠핑장에서 먹었던 새우
친정 식구들과 웃고 떠들던 시간
체크아웃 후에도 천천히 이어졌던 하루까지
생각해보면 캠핑은 장소보다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마무리
해남 황토나라 캠핑장은 우리 가족에게 단순한 캠핑장이 아니다.
아이들이 어렸던 시절
친정 식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었던 시간
사촌들끼리의 추억
그리고 해남 특유의 넉넉한 풍경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절 자체가 참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가끔 사진을 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다시 한번 가볼까?”
아마 다시 가게 된다면
예전 생각이 정말 많이 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