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핑을 좋아하다 보면 누구나 한 곳쯤은 “우리 가족만의 캠핑장” 같은 장소가 생기는 것 같다.
유명해서 가는 곳이 아니라, 이상하게 자꾸 생각나고 시간이 지나도 기억나는 곳 말이다.
우리 가족에게는 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 캠핑장이 그런 곳이다.
사람들이 엄청 많이 이야기하는 캠핑장은 아닐 수도 있다.
SNS에서 감성 캠핑장으로 크게 유명한 곳도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 가족에게는 추억이 참 많은 곳이다.
처음 갔을 때 느꼈던 넓은 풍경
오시아노 캠핑장에 처음 갔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단순했다.
“여기 정말 넓다.”
캠핑장이 바다 바로 옆에 펼쳐져 있는데 공간 자체가 굉장히 넓다 보니 답답한 느낌이 덜했다.
텐트를 치고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바다가 보이고, 멀리까지 시야가 열려 있어서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뭔가를 계속 해야 하는 캠핑장이라기보다
그냥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었다.
처음에는 입구를 찾지 못해 한참을 헷갈려했던 기억이 있다. 네비가 알려준대로 잘 찾아 가길..
낚시를 위해 낚싯대까지 샀던 기억
오시아노에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다를 가까이하게 됐다.
그리고 결국
낚싯대까지 사게 되었다.
사실 원래 낚시를 엄청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 거의 문외한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바다 바로 앞에서 사람들이 낚시하는 모습을 보다 보니 괜히 한번 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낚싯대를 사고, 아이들과 함께 바다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내곤 했다.
사실 물고기를 잡은 기억은 없다. 그냥 그 시간이좋았던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시간이 참 좋았다.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앉아 있는 시간”
그게 도시에서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아이들도 조용하게 물고기를 기다리는 그 시간이 좋았다
물론 남편은 지렁이를 끼우느라 고생했지만 우린 즐거웠다.
노을과 분수, 그리고 아이들 웃음소리
이 캠핑장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풍경 중 하나가
노을이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바다가 붉게 물드는데
그 시간의 분위기가 참 좋았다.
아이들은 저녁 분수에서 물을 맞으며 뛰어놀고,
우리는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봤다.
옷이 젖어도 아이들은 신나서 웃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는 우리도 자연스럽게 웃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순간들이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참 소중한 시간이었다.
텐트 옆에서 울던 야생고양이
캠핑을 오래 다니다 보면 정말 별별 기억이 생긴다.
오시아노 캠핑장에서 기억나는 장면 중 하나는
야생고양이였다.
밤이 되면 어디선가 고양이가 와서 텐트 주변을 맴돌곤 했다.
한번은 텐트에 붙어서 계속 울었던 적도 있었다.
아이들은 처음엔 무서워하다가
나중에는 “고양이 또 왔다”며 신기해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하나의 추억이다.
그날은 바람도 엄청 많이 불고 고양이도 울고 아이도 울고 모두 우는 날이었다.
캠핑의 마지막 코스였던 월출산 온천
우리 가족은 오시아노 캠핑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종종 영암 월출산온*에 들르곤 했다.
체크아웃을 하고 짐 정리를 마친 뒤
온천에 가서 씻고 몸을 녹이면
“아, 캠핑 잘 다녀왔다”
이런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도 물놀이처럼 좋아했고
어른들은 피로를 풀 수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자연스러운 여행 코스가 되어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떠오르는 캠핑장
요즘은 시설 좋은 캠핑장도 많고
감성 캠핑장도 정말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 오시아노 캠핑장은
추억 때문에 계속 생각나는 곳이다.
낚싯대를 처음 샀던 기억
노을 지던 바다
분수에서 뛰어놀던 아이들
텐트 옆에서 울던 고양이
그리고 캠핑 끝나고 들렀던 월출산 온천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든 순간들이 그냥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우리 가족의 한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해남 오시아노 캠핑장은
우리 가족에게 단순한 캠핑장이 아니라
여름의 기억이 남아 있는 장소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