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은 나에게 꽤 오래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여행지다.
결혼하기 전, 친구들과 함께 다녀온 여행인데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그때의 장면이 아직도 또렷하다.
돌아보면 특별히 대단한 걸 한 여행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날의 공기, 풍경, 대화들이 계속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장흥은 “한 번 가봤던 곳”이 아니라
“한 시절이 담겨 있는 곳”처럼 느껴진다.
1. 천관산에서 만난 풍경 하나

장흥에 가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천관산이다.
천관산은 가을 억새로 유명하다고 해서 갔는데,
막상 나에게 남은 건 억새보다 다른 장면이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야가 확 트이는 지점이 있다.
그곳에서는
산, 바다, 그리고 논이 한눈에 같이 보인다
그 풍경을 처음 봤을 때
잠깐 말이 없어졌던 기억이 난다.
“여기 뭐야…”
이 말만 했던 것 같다.
산 위인데 바다가 보이고,
그 사이로 논이 펼쳐져 있는 모습이
익숙한 풍경 같으면서도 낯설었다.
친구들이랑 그 자리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사진도 찍고, 그냥 가만히 바라보기도 하고.
그때 찍은 사진 한 장이
지금 우리 집 거실에 걸려 있다.
매일 보는 사진이다.
그래서인지 장흥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내 일상 안에 들어와 있는 장소가 됐다.
2. 장흥은 먹거리도 확실하다
장흥에 가면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장흥 토요시장은 워낙 유명하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더 기억에 남는 건
키조개 삼합이다
처음 먹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한우, 키조개,표고버섯 같이 나온다는 게
조금 낯설었다.
그런데 한 입 먹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거 뭐지? 왜 이렇게 잘 어울리지?”
이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래서 사람들이 하는 말이 이해가 됐다.
“안 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
과장이 아닌 말이다.
나도 그 이후로 장흥을 떠올리면
천관산 다음으로 이 음식이 생각난다. 한가지더 키조개탕 꼭 먹어보길
3. 인생 첫 캠핑, 그리고 예상 못한 밤
이 여행에서 가장 강하게 남아 있는 기억은
천관산 캠핑장에서 했던 첫 캠핑이다.
그때가 5월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따뜻할 거라고 생각했다.
낮에는 정말 좋았다.
날씨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캠핑 괜찮은데?”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저녁이 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갑자기 너무 추웠다
처음에는 “좀 쌀쌀하네” 정도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추워졌다.
결국 그날 밤은
진짜 얼어 죽는 줄 알았다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그때는 꽤 힘들었던 기억이다.
4. 그 이후 생긴 작은 변화
그 캠핑 이후로 바뀐 게 하나 있다.
돌아오는길에 바로 전기장판을 샀다
그 이후로는 어디를 가든
“밤에 안 추울까?”
이걸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때는 고생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마저도 추억이다.
완벽하게 편했던 여행보다
이렇게 조금 불편했던 기억이 더 오래 남는다.
✔ 장흥 여행은 이렇게 다녀오면 좋다
천관산 등산
→ 전망 좋은 포인트에서 잠깐 멈추기
→ 장흥 토요시장
→ 키조개 삼합
→ 캠핑 또는 숙박
이 정도면 충분하다
마무리
장흥은 화려한 여행지는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오래 남는다.
산 위에서 봤던 풍경
친구들과 웃던 순간
추위에 떨었던 밤 그리고 키조개 삼합
이런 것들이 쌓여서
지금도 계속 생각나는 여행이 됐다.
그래서인지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또 천관산을 오르고,
그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멈춰 서게 될 것 같다
가을엔 꼭 가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