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 가까워지면 우리 가족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지역이 있다. 바로 전북 장수다. 장수는 이름처럼 어쩐지 공기부터 다르게 느껴지는 곳이다. 낮에는 여름답게 덥지만, 밤이 되면 공기가 확실히 선선해진다. 열대야가 거의 없는 지역이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캠핑을 해보면 그 말이 그냥 나온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된다.
아이들이 어릴 때 우리는 여름이면 장수로 캠핑을 자주 갔다. 그 무렵에는 집에 캐러반이 있어서 더 자주 떠났던 것 같다. 주말이 가까워지면 자연스럽게 짐을 챙기고, 먹을 것을 준비하고, “이번에는 어디로 갈까?” 하다가 결국 장수를 떠올리곤 했다. 장수에는 우리가 좋아했던 캠핑장이 두 곳 있다. 바로 와룡캠핑장과 방화동캠핑장이다.
1. 산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의 와룡캠핑장
와룡캠핑장은 처음 들어갈 때부터 느낌이 다르다. 캠핑장으로 향하는 길이 점점 산속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라, 도착하기 전부터 여행 온 기분이 난다. 이곳은 평평하게 넓게 펼쳐진 캠핑장이라기보다, 산을 따라 조성된 느낌이 강하다. 경사가 있는 지형이라 사이트마다 위치와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고, 그만큼 자연 안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도 크다.
물론 경사가 있다는 점은 사람에 따라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짐을 옮기거나 아이들과 이동할 때는 평지 캠핑장보다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숲속 분위기가 좋다. 주변이 조용하고, 나무가 가까이 있고, 밤이 되면 훨씬 차분해진다. 시끌벅적하게 노는 캠핑보다는 조용히 쉬고 싶은 날에 더 잘 어울리는 곳이다.
와룡캠핑장은 캠핑장 안에 숙소 시설도 있어 좋다. 꼭 텐트나 캐러반이 없어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캠핑은 하고 싶은데 장비가 부담스럽거나, 부모님과 함께 가야 해서 조금 더 편한 숙박이 필요할 때 선택하기 좋다. 우리 가족은 캠핑 장비가 있었지만, 이런 숙소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했다. 수영장도 있으니 꼭 기억하길
2. 평지와 계곡이 좋은 방화동캠핑장
방화동캠핑장은 와룡과는 분위기가 꽤 다르다. 와룡이 산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라면, 방화동은 계곡을 따라 편안하게 이어지는 캠핑장에 가깝다. 전체적으로 평지 느낌이 강하고, 계곡을 중심으로 캠핑장이 조성되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하기에 훨씬 편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아무래도 방화동을 더 좋아했던 것 같다.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조금만 움직이면 물가에 갈 수 있으니 여름 캠핑지로는 정말 좋았다. 아이들은 물에서 놀고, 어른들은 그늘에 앉아 쉬고, 그러다 배고프면 다시 사이트로 돌아와 밥을 먹었다. 특별한 놀이기구가 없어도 자연이 놀이터가 되는 곳이었다.
방화동의 좋은 점은 캠핑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폭포(?)도 있고, 호수도 있다. 천천히 걸으며 올라가다 보면 여기가 단순한 캠핑장이 아니라 하나의 자연 여행지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과 손잡고 걷던 길, 중간중간 물소리를 들으며 멈췄던 순간들이 아직도 기억난다.
이곳 역시 숙소 시설이 있어 텐트를 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 캠핑을 좋아하지 않는 가족이 함께 가거나, 날씨가 애매할 때는 이런 숙소가 큰 도움이 된다. 캠핑 분위기는 느끼고 싶지만 조금 더 편하게 자고 싶은 사람에게 잘 맞는 구조다.
3. 왜 여름마다 장수가 생각날까
우리가 장수를 자주 갔던 이유는 결국 세 가지였던 것 같다. 첫째, 시원하다. 둘째, 자연이 좋다. 셋째, 아이들이 잘 논다. 이 세 가지가 맞으면 가족 캠핑은 거의 성공이다.
특히 여름 캠핑은 밤이 중요하다. 낮에는 더워도 밤에 잠을 잘 수 있어야 한다. 장수는 그 점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한여름에도 밤공기가 답답하지 않고, 새벽에는 오히려 선선해서 이불을 찾게 되는 날도 있었다. 그래서 더운 계절이 되면 자연스럽게 장수를 떠올리게 된다. 단, 벌레가 있고, 온수가 잘 안나오니 이점은 알고 예약하길 바란다.
4. 예약은 미리 해야 한다
다만 와룡캠핑장과 방화동캠핑장은 예약이 쉬운 편은 아니다. 특히 여름 성수기나 주말에는 원하는 날짜를 잡기가 어렵다. 우리도 몇 번은 예약이 늦어서 포기한 적이 있다. 장수 캠핑을 생각한다면 미리 일정을 정하고 빠르게 예약하는 것이 좋다.
마무리
와룡캠핑장과 방화동캠핑장은 같은 장수에 있지만 느낌은 다르다. 조용한 숲속 분위기를 원하면 와룡이 좋고, 아이들과 계곡에서 놀며 편하게 캠핑하고 싶다면 방화동이 좋다.
우리 가족에게 장수 캠핑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아이들이 어릴 때의 여름 기억으로 남아 있다. 캐러반을 끌고 떠나던 길, 계곡에서 놀던 아이들, 밤이 되면 선선해지던 공기까지. 그래서 지금도 여름이 오면 한 번쯤 생각난다. “그때 장수 참 많이 갔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천천히 다녀오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