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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여행기 2탄 — 둘째 날, 아원고택과 BTS의 발자취를 따라

by 카타리 2026. 7. 11.

 

아원고택 입구

완주 여행기 1탄에서는 첫날 다녀온 삼례문화예술촌과 비비정, 비비낙안을 이야기했다. 2탄에서는 둘째 날 다녀온 아원고택과 인근 브런치카페, 그리고 숙박과 BTS의 발자취를 따라간 여행의 소감을 담아보려 한다.

아원고택, 고택이자 미술관이자 찻집 같은 공간

둘째 날 가장 기대했던 곳은 아원고택이었다. 이곳도 BTS가 다녀간 장소로 알려져 있어 기대가 컸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단순히 유명해서 좋은 곳이 아니었다.
아원고택은 나에게 거의 미술관처럼 느껴졌다. 고택이 있고, 미술관이 있고, 찻집이 함께 있는 공간이었다. 오래된 건물과 현대적인 감각이 이상하게 잘 어울렸고, 어디를 바라봐도 하나의 장면처럼 느껴졌다. 개인이 이런 공간을 만들고 운영한다는 사실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어떤 마음으로 이런 곳을 만들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단순히 예쁜 공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머물게 하는 공간을 만든 느낌이었다.
고택에 들어가면 사방이 탁 트인 곳이 나온다. 거기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거나, 마루에서 그냥 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여유를 함께 즐겨보길 바란다. 그 여유가 나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나 역시 마루 한쪽에 앉아 한참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는데, 그 시간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다. 다만 주말에는 사람이 많을 수 있으니, 조용히 느끼고 싶다면 방문 시간을 잘 잡는 것이 좋다.
아원고택을 둘러본 뒤에는 인근 브런치카페에 들렀다. 고택의 고요한 여운을 안고 가볍게 브런치를 즐기며 쉬어가니, 둘째 날의 마무리로 이만한 코스가 없었다. 여행의 끝을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커피 한 잔과 함께 천천히 매듭짓는 시간이었다.

숙박은 혁신도시 호텔에서, 성수기 예약의 교훈

사실 이번 여행에서 숙박은 아원고택에서 하고 싶었다. 고택의 분위기 속에서 하룻밤 머물면 완주의 여운을 더 오래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필 성수기와 겹쳐, 아원고택은 이미 예약이 꽉 차 있었다. 인기 있는 고택 숙소는 일찍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어렵다는 걸 그때 알았다.
그래서 대신 완주 혁신도시에 있는 호텔에서 묵었다. 결과적으로는 이 선택도 나쁘지 않았다. 혁신도시는 주변에 먹을거리와 놀거리가 많아, 저녁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조용한 고택의 밤과는 또 다른, 편리하고 활기찬 분위기였다. 가족들도 먹고 즐길 게 많아 오히려 좋은 선택이었다고 평했다. 여행지에서 원하는 숙소를 잡지 못하더라도, 대안을 잘 찾으면 또 다른 즐거움이 생긴다는 걸 이번에 배웠다.

BTS의 발자취를 따라간 여행

이번 완주 여행의 시작은 BTS가 다녀간 곳을 직접 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가는 곳곳에서 그 발자취를 느낄 수 있었고, 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다만 우리 아이들은 골수 팬이 아니어서 그런지 큰 감흥은 없어 보였다. 같은 장소를 두고도 느끼는 온도가 사람마다 이렇게 다르구나 싶어 오히려 재미있었다.
그런데 완주 곳곳에서 나처럼 발자취를 따라온 사람들을 보며, 팬덤의 영향이 참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그룹이 다녀간 것만으로 조용한 지역이 여행지로 주목받고,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모습은 그 자체로 인상적이었다. 좋아하는 마음이 사람을 움직이고, 나아가 한 지역을 살리기도 한다는 걸 눈으로 확인한 셈이다.

두 계절의 완주, 그리고 마무리

나는 완주를 두 번 다녀왔는데, 한 번은 초겨울이었고 한 번은 10월 초였다. 초겨울의 완주는 공기가 차고 풍경도 조금 헐벗은 느낌이었다면, 10월 초의 완주는 훨씬 좋았다. 아직 꽃이 남아 있고, 단풍이 물들기 시작해 마을과 고택이 한결 풍성하게 다가왔다. 처음 방문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10월 초 같은 좋은 계절을 권하고 싶다. 여행은 날씨와 계절이 절반 이상을 좌우한다는 걸 새삼 느꼈기 때문이다.
짧은 1박 2일이었지만, BTS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 또한 재미난 일이었다. 완주는 천천히 걸을수록 더 좋아지는 곳이었다. 다음에 다시 간다면 이번보다 더 여유 있게,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다. 어쨌든 완주는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꼭 한 번 가보길 권하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