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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여행기 1탄 — 첫날, 삼례문화예술촌과 비비정에서 천천히

by 카타리 2026. 7. 10.

이번 완주 여행은 BTS가 다녀간 곳을 직접 가보고 싶어서 계획한 1박 2일 여행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그곳이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함이 컸다. 그런데 막상 다녀오고 나니, 단순한 촬영지 방문이 아니라 오래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었다. 완주의 하루하루가 아까워, 이 여행기는 날짜별로 두 편에 나누어 정리하려 한다. 1탄에서는 첫날 다녀온 삼례문화예술촌과 비비정, 비비낙안 이야기를 담는다.

삼례문화예술촌, 마을 자체가 하나의 작품 같았던 곳

삼례문화예술촌

완주에 도착해서 먼저 찾은 곳은 삼례문화예술촌이었다. 처음 마을에 들어섰을 때, 이상하게 일본의 어느 작은 지역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마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건물을 활용한 공간이라 그런 분위기가 남아 있었던 것 같다.주차를 해두고 마을을 천천히 걸어보면 생각보다 볼 것이 많다. 도서관, 오래된 책방, 카페, 미술관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골목마다 조용한 분위기가 있다. 크게 꾸며놓은 관광지라기보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졌다. 특히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살려 도서관과 책방으로 쓰는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낡은 것을 허물지 않고 새로운 쓰임을 입혀낸 그 방식이, 마을 전체에 은은한 이야기를 더하는 듯했다.빠르게 보고 지나가기에는 아까운 곳이다. 천천히 걸으며 건물도 보고, 책방에도 들르고, 카페에서 잠깐 쉬어가면 삼례문화예술촌의 매력이 훨씬 잘 느껴진다. 우리도 그중 한 책방에 들어가 한참을 머물렀다. 이곳은 책방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공간이었는데, 오래된 고서들을 하나하나 둘러보다가 그대로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나왔다. 낡은 책 냄새와 커피 향이 함께 감도는 그 공간이 참 인상적이었다. 책을 사지 않아도, 오래된 책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마음이 차분해졌다. 한 바퀴 휙 도는 관광이 아니라, 골목 하나하나에 발걸음을 늦추며 머무는 여행이 어울리는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또 가고 싶은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비정과 비비낙안, 가까이 있지만 다른 매력

삼례문화예술촌을 둘러본 뒤에는 비비정으로 이동했다. 비비정은 마을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식당인데, 이곳에서 전골을 먹었다. 밥은 자유롭게 덜어 먹을 수 있도록 해두어서, 격식 없이 편하게 한 끼를 즐길 수 있었다. 아주 뛰어난 맛이라고 말하기보다는, 소소한 집밥 같은 느낌이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따뜻하고 정겨운 한 끼였다. 낯선 여행지에서 이런 집밥 같은 한 끼를 만나면, 그 지역에 대한 인상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어르신들이 손수 차려주시는 밥상이라 그런지, 관광지에서 흔히 만나는 식당과는 다른 온기가 느껴졌다.식사를 마친 뒤 산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비비낙안이 나온다. 비비낙안은 찻집으로, 차를 마시며 쉬기 좋은 공간이다. 사진 찍기에도 좋고,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머물기에도 좋았다. 비비정에서 밥을 먹고 비비낙안에서 차를 마시는 흐름이 가장 자연스럽다. 이 코스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움직일 때 더 좋다.따뜻한 전골로 배를 채우고, 차 한 잔으로 숨을 고르는 그 흐름 자체가 완주라는 여행지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무언가를 바쁘게 소비하는 여행이 아니라, 한 끼와 한 잔 사이에 여유를 두는 여행이었다.

삼례에서 만난 완주의 첫인상

사실 이번 여행은 BTS가 다녀간 곳을 따라가 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그래서 첫날부터 마음이 조금 들떠 있었는데, 삼례문화예술촌을 걷는 동안 그 들뜬 마음이 차분한 여유로 바뀌어 갔다. 유명한 곳을 확인하러 왔다기보다, 조용한 마을을 온전히 누리게 되는 느낌이었다. 함께 온 아이들도 처음에는 심드렁하다가, 골목을 돌며 오래된 건물과 책방을 구경하는 사이 조금씩 관심을 보였다. 무언가를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각자의 속도로 마을에 스며드는 하루였다.

첫날을 마치며

완주 여행의 첫날은 온통 천천히 걷고, 천천히 먹고, 천천히 쉬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마을 전체가 작품 같았던 삼례문화예술촌, 어르신들의 정성이 담긴 비비정의 전골, 그리고 비비낙안에서의 차 한 잔까지. 이 세 곳만으로도 완주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다음 2탄에서는 둘째 날 다녀온 아원고택과 인근 브런치카페, 숙박 이야기, 그리고 BTS의 발자취를 따라간 여행의 소감을 이어서 담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