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과 미술관을 넘나들며 지식과 감성을 충전했던 서울·경기 휴가 일정. 이번에 우리 가족이 향한 곳은 숙소 인근에 위치한 인테리어와 쇼핑의 천국, 바로 '이케아(IKEA)'였다.
가기 전부터 크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직접 경험한 이케아는 정말 넓어도 너무 넓고, 물건이 많아도 너무 많은 곳이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가족끼리 쇼핑하다 한번 놓치면 다시 만나기 힘들 정도로 거대했던 이케아 방문기
1. 야심 찬 출발, 그리고 쇼룸 초입에서 시작된 '이산가족'
우리는 이날 아침 겸 점심(아점)을 든든하게 챙겨 먹고 야심 차게 이케아로 출발했다. 쇼핑도 체력전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나름 만반의 준비를 하고 들어섰다.
하지만 입구에 들어서서 쇼룸(Showroom) 초입에 진입하자마자 우리 가족은 자연스럽게 헤어지고 말았다. 각자 관심 있는 인테리어 콘셉트나 소품을 보느라 눈이 돌아갔고, 눈 깜짝할 사이에 서로 다른 구역으로 흩어져 버린 것이다. 나는 예쁜 조명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에 마음을 빼앗겨 천천히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가족들보다 한참이나 뒤처져 버렸다.
이케아는 구역이 일방통행 동선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데다 사람이 워낙 많아, 한번 멀어지면 서로를 찾으러 뒤로 돌아가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쇼핑 시작과 동시에 의도치 않은 '가족 이산가족 상봉 드라마'가 시작된 셈이었다.
2. 거실, 안방, 주방... 끝없이 펼쳐지는 쇼룸과 1만 보의 행군
뒤처지긴 했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쇼룸의 풍경은 그야말로 인테리어의 집합체였다. 실제 집 내부처럼 똑같이 꾸며놓은 거실, 안방, 주방, 아이 방 가구 배치를 보면서 "아, 우리 집도 이렇게 바꿔볼까?" 하는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가구뿐만 아니라 주방 용품, 침구류, 수납 상자 등 감각적이고 실용적인 물건들이 끝없이 이어져 눈이 너무 즐거웠다.
하지만 즐거운 것도 잠시, 둘러봐도 둘러봐도 끝이 나오지 않는 거대한 매장 규모에 슬슬 다리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가구와 소품을 구경하며 천천히 걸었을 뿐인데, 휴대폰 만보기 앱을 확인해 보니 이케아 매장 내부에서만 걸은 걸음수가 순식간에 1만 보를 훌쩍 넘어있었다. 박물관에서도 많이 걸었지만, 이케아에서의 1만 보는 쇼핑 카트를 끌며 사람들을 피해서 걸어야 했기에 체력 소모가 훨씬 더 컸다.
3. "여긴 없어서는 안 될 오아시스!" 이케아 레스토랑 & 푸드 코트
매장 중간쯤 다다랐을 때, 마침내 이케아 레스토랑(푸드 코트)이 나타났다. 그 순간 "아, 이 레스토랑은 여기에 진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시설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지칠 대로 지친 관람객들이 쉬어가라고 딱 알맞은 타이밍에 배치해 놓은 오아시스 같았다.
우리처럼 지친 쇼핑객들이 테이블에 앉아 음료나 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배고픈 사람들에게는 이만한 천국이 없을 정도로 먹거리 종류도 상당히 많고 다양했다. 시그니처 메뉴인 미트볼부터 닭다리 튀김, 연어 스테이크, 감자튀김, 다양한 베이커리와 음료까지 가격대도 합리적이어서 부담 없이 허기를 채우기에 제격이었다. 혹시라도 이케아에 갈 예정이라면 레스토랑에서 커피 한 잔이나 가벼운 주전부리를 즐기며 체력을 충전하는 코스를 무조건 추천한다.
4. 길을 잃은 딸아이의 지름길 탐방과 초행길 방문자들을 위한 꿀팁

쇼핑 중간에 길을 잃었던 딸아이는 나중에 만나보니 나름의 생존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워낙 매장이 넓다 보니 중간에 가족들을 놓치고 길을 헤맸는데, 벽면이나 기둥에 붙어있는 '매장 안내도'를 찾아냈다고 한다.
딸아이는 그 안내도에 표시된 '지름길(Short cut)'을 활용해 지그재그로 복잡하게 이어진 정규 동선을 통과하고, 원하는 구역으로 왔다 갔다 하며 스마트하게 쇼핑을 즐겼다고 했다. 실제로 이케아 매장 곳곳에는 정규 순로를 거치지 않고 바로 다음 구역이나 셀프 서브 구역(창고형 매장)으로 넘어갈 수 있는 비밀 지름길 통로가 숨겨져 있다.
나중에 다른 블로그 후기들을 찾아보니, 이케아를 처음 방문하는 초행길 사람들은 아무 정보 없이 갔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초보자들을 위한 블로그 핵심 꿀팁을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사전 정보 숙시 필수: 방문 전 이케아 앱을 설치하여 사고 싶은 물건의 '진열대/위치 번호'를 미리 캡처해 두면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지름길(Shortcut) 활용: 매장이 너무 넓어 특정 물건만 사거나 빨리 빠져나가고 싶다면, 천장 표지판이나 안내도의 지름길 표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노란 쇼핑백과 연필 챙기기: 입구에 놓인 노란색 쇼핑백에 소품을 담고, 가구 같은 대형 제품은 제품 태그에 적힌 번호를 메모하거나 사진으로 찍어두어야 마지막 창고 구역에서 찾기 쉽다.
편한 신발은 필수: 1만 보 이상 걷는 것은 기본이므로 예쁜 신발보다는 무조건 발이 편한 운동화를 신고 가야 한다.
4탄 총평
좋았던 점: 끝없이 펼쳐지는 영감 가득한 쇼룸, 합리적인 가격의 수많은 소품과 가구, 오아시스 같은 레스토랑 푸드 코트, 아들의 지름길 탐방 재미.
아쉬운 점: 역대급으로 넓어서 가족 간 이산가족 발생 가능, 극심한 다리 피로도(1만 보 필수 코스), 초행길에는 길을 잃기 쉬운 미로형 동선 structure.
엄청난 규모와 볼거리에 입이 떡 벌어졌던 이케아. 1만 보를 걸으며 다리는 퉁퉁 부었지만, 집 꾸미기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고 가족들과 소소하고 재미있는 추억을 쌓을 수 있었던 만족스러운 쇼핑이었다.
이제 이케아에서의 거대한 쇼핑 행군을 마치고, 요즘 서울에서 가장 핫한 감성 거리로 이동해 볼 차례다. 다음 5탄에서는 엠지(MZ) 세대의 성지이자 플래그십 스토어의 천국, '성수동(무신사, 올리브영 등)' 방문기로 돌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