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가정이든 유독 마음에 들어 쿨타임이 차면 찾게 되는 '전용 아지트' 같은 여행지가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우리 가족과 친정 식구들에게는 바로 전북 무주의 '무주덕유산리조트(부영리조트)'가 그런 곳이었다.
반딧불축제가 열리는 늦여름 즈음을 포함해 몇 년 동안 우리 집과 친정 식구들은 마치 방앗간 들르듯 무주를 참 자주도 찾았다. 스키어들로 북적이는 겨울 스키장 개장 시즌을 살짝 피해서, 1년에 꼭 한 두 번씩은 부영리조트에 여장을 풀고 느긋한 휴식을 즐기곤 했다. 친정 어머니의 유별난 무주 사랑 덕분에 차곡차곡 쌓였던 우리 가족의 따뜻하고 정겨운 무주 유람기를 풀어본다.
1. 친정 어머니의 원픽(Pick)! 무주부영리조트가 가족 아지트가 된 이유
우리 가족의 무주 여행 중심에는 늘 친정 어머니가 계셨다. 어머니는 복잡하고 화려한 도심의 호텔보다, 덕유산의 장엄한 국립공원 자락에 포근히 둘러싸여 있는 무주부영리조트를 유독 좋아하셨다.
유럽의 산악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특유의 목조 풍 건축물들과 단지 내를 걸을 때마다 폐부 깊숙이 들어오는 알싸하고 맑은 산 공기가 어머니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 같다. 스키 시즌이 아닐 때 방문하면 특유의 한적함과 고요함이 리조트 전체를 감싸고 있어서, 대가족이 모여 도란도란 수다를 떨고 편하게 쉬다 오기에 이만한 곳이 없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니 딸인 나로서도 숙소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서 참 좋았다. "이번 여행 어디로 갈까?"라는 질문이 무색하게, 우리 가족의 답은 늘 당연하다는 듯 "무주 부영으로 가자!"로 모이곤 했다. 그렇게 리조트 로비와 산책로는 매년 우리 가족의 웃음소리로 채워졌다.
2. 곤돌라 타고 만나는 덕유산 설천봉, 3대가 함께 누린 산세의 호사
부영리조트에 여장을 풀면 꼭 빼놓지 않고 들르는 필수 코스가 있었다. 바로 '관광곤돌라'를 타고 덕유산 설천봉에 오르는 일이었다.
보통 험준한 국립공원 정상에 오르려면 땀을 뻘뻘 흘리며 등산화를 신고 험한 길을 기어올라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편안하게 곤돌라에 몸을 싣기만 하면 단숨에 해발 1,500m가 넘는 설천봉까지 오를 수 있었다. 무릎이 약하신 친정 어머니도, 어린아이들도 아무런 무리 없이 높은 산이 주는 압도적인 풍경과 능선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설천봉에 내려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약 20분 정도 완만한 데크길을 걸어 올라가면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에 다다르는데, 사방으로 탁 트인 구름 위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은 스트레스가 사르르 녹아내렸다. 어머니는 매번 향적봉 정상에서 탁 트인 산맥을 바라보며 "역시 무주 산세가 최고다"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으셨다. 3대가 함께 손을 잡고 웅장한 덕유산의 능선을 배경으로 찍은 가족사진은 지금도 우리 집 거실 한구석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다.
3. 계절마다 색다른 옷을 입던 무주에서의 다정한 시간들
몇 년 동안 해마다 무주를 자주 찾다 보니, 덕유산과 부영리조트가 계절마다 바꾸어 입는 다채로운 옷들을 직관하는 호사도 누릴 수 있었다.
봄과 초여름의 무주 :
단지 전체가 푸릇푸릇한 신록으로 물들고, 산책로를 따라 걷기만 해도 싱그러운 풀 내음이 진동했다. 리조트 주변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벤치에 앉아 어머니와 커피 한 잔을 나누던 시간은 그 자체로 명약이었다.
늦여름 반딧불축제 시즌 :
낮에는 숲속의 그늘에서 오순도순 쉬고, 밤이 되면 셔틀버스를 타고 나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초록빛 반딧불이의 춤사위를 감상했다. 아이들에게는 생생한 자연 학습이었고, 어른들에게는 까마득한 동심으로 돌아가는 환상적인 밤이었다.
가을의 덕유산 :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이 리조트 전체를 붉게 수놓아, 거닐기만 해도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아련한 감성을 선사해 주었다.
겨울 스키장의 북적거림 대신, 정적이 흐르는 봄, 여름, 가을의 무주부영리조트는 우리 가족에게 언제나 변함없이 다정하고 넉넉한 품을 내어주는 고마운 공간이었다.
4. 맛있는 음식과 함께 쌓여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여행의 완성은 역시 먹거리다. 리조트 내에서 온 가족이 모여 찌개를 끓여 먹기도 하고, 저녁이면 무주 시내나 구천동 계곡 근처로 나가 지역 향토 음식들을 즐기곤 했다.
구천동 계곡 근처의 산채정식집에서 깔끔하고 정갈하게 차려진 나물 반찬과 더덕구이를 맛보거나, 무주 특산품인 머루와인 한 병을 기울이며 나누던 밤 시간의 수다는 여전히 기억에 선명하다. 별다른 화려한 이벤트가 없어도, 익숙한 숙소에서 사랑하는 친정 어머니, 남편,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그 소소한 시간이야말로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
📝 무주부영리조트 가족 여행 요약 및 리얼 팁
최고의 순간 : 곤돌라를 타고 편안하게 올라간 덕유산 설천봉에서,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친정 어머니의 환한 미소를 사진에 담았던 순간.
가족 방문객을 위한 꿀팁 : 스키장 비시즌(봄~가을)의 부영리조트는 가격 대비 객실이 넓고 한적해서 대가족 휴양으로 최적이다. 관광곤돌라는 주말에 방문할 경우 사전 예약이 필수일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해야 기다리지 않는다.
한 줄 평 : 친정 어머니의 애정이 담긴 숙소를 아지트 삼아, 3대가 함께 계절의 변화와 반딧불이의 낭만을 온전히 누렸던 우리 가족의 잊지 못할 추억의 보물상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