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는 이상하게 한 번씩 생각나는 도시다.
딱히 “여기 꼭 가야 해” 하는 관광지가 많은 건 아닌데, 다녀오고 나면 묘하게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1박 2일로 시간을 잡고 다녀왔다.
계획은 많이 세우지 않았다.
그냥 “천천히 걷고, 더우면 쉬자” 이 정도만 정해두고 출발했다.
1. 금성관에서 시작하면 하루가 조금 느려진다
나주에 도착하면 나는 항상 금성관부터 간다.
이유는 딱히 없다.
그냥 몇 번 그렇게 움직였더니 그게 제일 자연스러웠다.
금성관은 옛날 나주목사가 머물던 곳이라고 한다.
사실 이런 설명은 나중에 읽어보고 알게 된 거고,
처음 갔을 때는 그냥 “아, 오래된 건물이구나” 정도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곳에 들어가면 발걸음이 느려진다.
넓은 마당이 있고, 건물은 단정하게 서 있는데
딱히 뭘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없다.
그래서 더 오래 머물게 된다.
이날은 날씨가 꽤 더웠다.
조금만 걸어도 금방 땀이 났다. 양산이 필요한 날씨였다. 그런데...아무것도 없이 나주를 방문한것을 뒤늦게야 알게 되었다
그래도 금성관 안에는 그늘이 있어서
잠깐 서 있으니 바람이 불었다.
그 순간이 참 좋았다.
여행을 시작했는데,
이미 “빨리 움직여야지”라는 생각이 사라졌다.
2. 금성관 근처 곰탕집, 고민할 필요가 없다
금성관을 나오면 자연스럽게 배가 고파진다.
이때는 어디를 갈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냥 근처 곰탕집으로 가면 된다.
나주까지 왔는데 곰탕 안 먹으면 괜히 아쉬운 느낌이 있다.
막상 먹어보면
“아, 그래서 다들 먹는구나” 싶다.
맑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속이 편해진다.
여행 중에는 이상하게 이런 음식이 더 좋다.
자극적이지 않고, 먹고 나서도 부담이 없다.
이날도 더운 날이었는데
뜨거운 국물인데도 잘 들어갔다.
오히려 먹고 나니까 더 든든해졌다.
이번 방문은 평일이었는데도, 대기줄이 많았다. 방송에 방영되었나? 이런 생각이 들정도였다.
평일인데 이정도면,, 주말은 엄청 대기가 길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기다렸다.
3. 나는 나주에 오면 사라다빵을 꼭 산다
곰탕을 먹고 나면 나는 거의 습관처럼 행운분식으로 간다.
나는 나주에 오면 사라다빵을 꼭 하나 산다.
이건 그냥 내 루틴이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이런 빵을 잘 볼 수가 없다.
요즘 빵은 다 예쁘고 화려한데,
사라다빵은 딱 예전 느낌이다.
그래서 더 좋다.
특별히 대단한 맛은 아닌데
괜히 또 생각난다.
손에 하나 들고 골목을 걸으면
그 순간이 딱 나주 여행 같다.
이날도 빵을 하나 사서
그냥 들고 걸었다.
어디 앉아서 먹기보다
걸으면서 한 입씩 먹는 게 더 잘 어울린다.
4. 결국 39-17마중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날은 정말 더웠다.
생각보다 많이 걸었고
땀이 꽤 났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39-17마중으로 들어갔다.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아, 살겠다” 이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에어컨 바람이 이렇게 반가울 줄은 몰랐다.
배 양갱이랑 음료를 시켜놓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그때 느낀 게 있다.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건
꼭 멋진 장면이 아니다.
👉 시원한 곳에 앉아 있던 시간
👉 아무것도 안 하고 쉬던 순간
이런 게 더 오래 남는다. 마중은 공간이 넓으니 마음에 드는 야외를 꼭 찾아서 쉬기를 제안한다.
✔ 첫날 정리
금성관에서 시작해서
곰탕을 먹고
사라다빵을 사고
마중에서 쉬었다
이게 전부다.
근데 이상하게 만족스러웠다.
나주 원도심 코스는
이렇게 정리하면 된다.
금성관 → 곰탕 → 사라다빵 → 마중
이건 고민할 필요 없다.